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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제주에서의 흔적 2 -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멕시코의 유명한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는 작년에 세상과 작별을 했다.

레고레타의 건축은 사이트의 토속적인 특징과 물을 주제로 강하면서도 감미로운 공간을 보여주는 건축으로 잘 알려져 있다.


레고레타의 유작이 있는데 “더 갤러리 - 카사 델 아구아”라는 건축물이고 위치는 제주도이다.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없는 건축가인 레고레타의 건축물이 우리나라에 있는 것이다.


이 건축물이 우리나라에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현재의 상황을 보면 철거될 운명이다.

쉽게 말하면 더 갤러리 - 카사 델 아구아는 리조트 단지 분양을 위한 모델하우스이다.

행정적으로 모델하우스는 가설건축물이다. 물론 가설건축물이 아닐 수도 있지만

행정편의 상 가설건축물로 허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분양완료 후에는 보통 철거하므로…


이렇게 유명한 건축가에게 설계의뢰를 할 정도인데 왜 가설건축물로 진행을 했는지는 건축주 마음이므로 잘 모르겠고…

허가받은 존치기간이 지났는지 곧 지나는건지 철거될 운명이다.

그래서 몇몇 뜻이 있는 단체(그 단체들 중 대한건축사협회는 없다)에서 존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고

멕시코도 국가적 차원에서 자국의 유명한 건축가의 유작을 존치시켜달라고 대사까지 보냈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결국 소송이 진행되었고. 그 1심 판결이 내가 제주도 땅을 걸어다니고 있을 때 나왔다.


“철거하는 것이 옳다.”


법원의 판결이었다. 항소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난 그 판결을 제주도 뉴스에서 보고 바로 다음날 다시 중문으로 발길을 돌렸다.

법적으로는 철거되어야 함이 옳고 법을 존중하지만 한 사람의 건축인으로서 너무 아쉬운 마음은 금할 길이 없다.

아직은 철거 전이고 개인소유의 건축물이므로 외부모습만 카메라에 담다가 용감히 들어가서 사진 좀 찍겠다고 하니 좀 머뭇거리더니만 빨리 찍고 나가라는 말을 들었다.

내부는 전시회 준비로 어지러웠다.

그래서 빠르게 몇 장 담고 나와야만 했다.

그리고 지형적인 한계로 16미리 광각렌즈로도 정면을 한 프레임에 담지 못했다. 더 멀리 떨어져서 담고 싶었으나 낭떠러지 혹은 공사장 펜스가 ㄷㄷㄷㄷㄷ


좀 더 차분히 담아야 했으나 시간도 없고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상황이지 일단 많이 찍자라는 생각으로 대충 담았다.

서울로 돌아와서 되돌아보니 한 장이라eh 이쁘게 담아볼 껄 하는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들어왔다.




Canon 1Ds Mark II

EF 16-35mm f/2.8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