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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내 취미는 사진입니까?

얼마전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좋아하는 사진작가가 있나요?"


이 질문을 듣는 순간 난 잠시 멍~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부분이었다.

내가 사진을 취미로 하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니 그럴만도 했다.


어릴적에 아부지께서 사용하시던 카메라가 여럿 있었다. 필름똑딱이라고 해야 하나 ㅎㅎ

하지만 큰맘 먹고 구입하신 카메라는 따로 있었는데  니콘의 F401s였다.

아부지께서는 사진에 조예가 깊은 분이 아니셨기 때문에 F401s 바디와 번들렌즈를 꽤 오랫동안 사용하셨다.

그 때는 비싼 카메라인가보다 해서 관심을 좀 갖긴 했지만 크게 끌리진 않았었다.

하지만 이때가 내가 사진이란 취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 이후 아부지께서 카메라를 한 대 주셨는데 지인분께 얻으셨다는 카메라였다.


캐논 AE-1


수동카메라였다.

그 당시 내가 카메라라고 떠올리던 형상에 제일 가까웠던 카메라였다.

뭐 FM2, X-700 등등 대부분의 일안리플렉스 카메라들이 그렇게 생겼다는건 먼 훗날 알게 되었지만 ㅋㅋ


특정 작가의 사진을 좋아해서 사진을 취미로 한건 아니었다.

AE-1의 작동 메카니즘이라고 하면 좀 거창하고 단순히 필름와인더를 감고 셔터를 누르는 것이 재미있었다.

스플릿 스크린이 장착된 파인더로 피사체를 바라보면서 촛점링을 돌리고 초점이 맞아서 피사체의 형상이 합치되는 그런 메커니즘이 재미있었다.


이런 연유로 난 여러 종류의 카메라를 사용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기변도 잦았었다.


결국 난 사진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사진기의 작동 메커니즘에 끌려서 사진을 취미로 하게 되었다.

요즘은 판형을 바꿀 수는 없어서(돈이가 엄따 ㅠㅠ) 여러 렌즈의 특성에 따른 뽐뿌를 느끼는 중이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