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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상념] 자유롭게...

그리고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을 좋아했다.
건축이란 것에 관심을 갖게 된 후에도 변하지 않았었다.
건축과에 입학을 해서 3학년 2학기가 끝나갈 때까지도 변하지 않는 내 생각이자 목표였다.
막연하게 건축을 알고 있던 나에게
이은영 선생님과 김원식 선생님, 그리고 이선아 선생님, 오경근 선생님은 실로 충격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건축이란 단어만을 좋아했었던 것이지
실제로 건축이란 학문에 대해서 깊고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위에 적은 선생님들의 수업을 수강하면서 건축이란게 굉장한 것이란 걸 알게 되었고
굉장한만큼 어렵고 힘들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남들은 1학년 때부터 죽어라 해온 건축이란 공부를 난 4학년에 되면서야 비로소 시작한 것이다.
건축이란 학문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건축을 종합예술이라고 하지 않던가(말로만 저렇게 이야기 할뿐 그에 맞는 대우는 없다)
그런 방대한 분야, 영역에 걸쳐있는 건축이란 학문을 배경지식이 전무한 내가 2년이라는 시간동안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안고 나름 굉장히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5학년 끝무렵 졸업전시회를 준비하면서도 굉장히 고민을 했었다.
내가 까먹은 3년이란 시간을 어떻게 메꿀 것인가....
현실적으로 1학년부터 다시 다닐 수는 없었고(그 비싼 등록금은 어쩔;;) 말이다.
이은영 교수님과 오경근 교수님께 종종 면담을 부탁드리고 많은 조언을 부탁드렸다.
두 분의 조언의 큰 내용은 달랐지만 두 가지가 일치했다.
두 선생님께서 조언해주시길, 건축에 열정이 있다면,

1. 유학을 가라.
한국에서도 건축공부를 이어서 할 수는 있지만 분명이 어느 수준에 올라가면 벽을 느낄 것이다.
그 벽은 나를 옭아멜 것이고 억누를 것이다.
그러니 해외로 유학을 가라. 미주보다는 유럽을 추천한다.

2. 취업을 해라.
해외유학이 현실적, 경제적 부담이 된다면 취업을 해라.
취업을 해서 실무를 하는 것도 굉장히 좋은 건축을 공부하는 수단이자 방법이다.

참 어려운 선택이었다.
유학을 갈까? 취업을 할까?
둘 다 쉽지 않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난 이 갈림길에서 취업을 선택했고 또 다른 갈림길에 마주쳤다.

1. 대형설계사무소
2. 아뜰리에

결과부터 말하자면 대형설계사무소에 운좋게 취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뜰리에가 더 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자주 든다.
나라는 인간은 굉장히 간사해서 처음에 아뜰리에를 갔다면 열이면 열 대형설계사무소를 갈껄...이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뭐 여튼 살짝 후회가 드는건 사실이다.
누구 물어봐도 부인하지 않겠다. 후회된다.

그래서 요즘 고민이 참 많다.
굉장히 자주 찾아오는 무력감에 젖어 일도 하기 싫다.

입사 1년차 시절, 신입사원 시절...
뭐든 열심히 하려고 했었다. 복사, 스캐닝 같은 단순반복적인 작업을 할 때도 굉장히 열심히 했었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낭비해버린 3년이란 시간을 이렇게라도 메꾸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지금 하는 작업이 건축이란 일련의 프로세스에서 어떤 위치의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그냥 주어지니까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는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시키는 것만 하면 만사가 OK였으니까...

2년차 시절...
별다를껀 없었다.
현상 프로젝트, 타사와의 합사 프로젝트, 초고층빌딩, 공장, 워터파크, 대형마트, 아쿠아리움 등
굉장히 많은 여러 분야의 프로젝트를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참 좋았던 시절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본사에서 반년, 나머지 반년은 계속 외부에서 보냈던 시절이다

3년차 시절...
불과 한 달 전이다.
설계사무소의 돌아가는 프로세스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합리적인 것들 , 그렇지 못한 것들
건축이란 작업이 종합예술이기 전에 경제적 논리가 앞서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는 사실
경제적 논리보다는 미학을 추구하는 프로젝트와그 반대인 프로젝트
같이 작업하기에 나와 맞는 팀 구성원과 그렇지 못한 팀 구성원
기타 등등
그 전과는 달리 수많은 데이터들이 의식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입력이 된다.
실무 경력이 짧은 내가 보기에도 아니다 싶은 프로세스, 스케쥴 등을 경제적 논리 혹은
특수한 관계에 의해 강행되어버리고 혹은 중지되어 버리고...
이전에는 밝은 면만이 보였었다면 이젠 어두운 면도 다 같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별 수 없이 또 하나의 사회생활집단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지 까먹었다.
ㅎㅎ 원래 단기기억상실증환자다 -_-

잠시 딴 생각하는 와중에 다 까먹었다;;
에잇 몰라...
어차피 나만 오는 블로근데 뭐 ㅠㅠ

그런데 언제 집에 가지;;
너무 추워서 집에 가기 겁난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