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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난생 처음 해본거...

술 마시면서 밤을 하얗게 불태워 본적은 여러번 있다.
하지만 카페에서 누군가와 수다를 떨면서 밤을 하얗게 태워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홍대 정문쪽 캅헤벤헤... 야외 테라스(?) 테이블...
비가 내리다 그치다 내리다 그치다 변덕스러웠고
그 변덕스러움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었다 :)

비가 와서 그랬는지 빨래를 널어놨다...
ㄴ(-_-;;)ㄱ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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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욜이었다.
진행 중인 종교건축 프로젝트 관련해서 혼자서 야근을 했었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니 시계는 새벽 4시쯤을 가리키고 있었다.
기분은 아주 불편했다 -_-;;
화욜부터 추석연휴인데 화욜날 새벽4시까지 야근을 한다면 그 누가 기분이 상콤할까...

어쨌든 귀가한 나는 샤워를 하고 습관적으로 PC를 켜고 메신저에 접속을 했다.
그 늦은 시간에 온라인 상태였던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내가 먼저 말을 걸었었는지 그 사람이 먼저 걸었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난 그때 거의 정신줄을 놓고 있던 상태여서 -_-a
중요한건 아니니 패스...;;

메신저로 수다를 떤다.
음식이야기가 나왔다.
늦은 야근 후 출출하던 찰나에 정말 시기적절한 자극이었다 -_-;;
냉장고에는 먹을 것이 전혀 없었고(바카디 한 병은 있었지만...)
메신저를 통한 음식염장은 절정에 다다른다.

홍대에 있다는 24시간 라면전문점!!
이 대목에서 난 무너졌다;;
그 라면전문점에서 만나기로 한다.

옷을 주섬주섬 갈아입고
부모님댁에 갈 만반의 준비를 한 후
택시를 타고 홍대로 달린다.
이 때 시간이 새벽 5시가 조금 넘었던걸로 기억한다.

홍대에 도착.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약속장소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내린 난 걸을을 재촉해서 약속장소로 간다.
약속장소인 그 문제의 라면전문점...

라면 참 맛있었다.
내 입장에선 공짜라 더 맛있었던 것 같다 ㅋㅋㅋ (고맙수~ :)  )
쏘주 한 잔이 마구마구  땡기던 라면이었다.
아쉽게 그 라면전문점에서는 술은 안판다더라 OTL 

라면을 먹으며 대화는 이어진다.
이것저것 일상적인 대화부터 여러가지 내용들이 오고 간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라면을 접대받았으니 커피정도는 내가 접대해야징 ㅎ"

라면집을 나섰다.
이 시간에 하는 카페가 있나 걱정했지만
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해준다.
24시간 하는 "캅헤벤헤"가 있다고...

그곳으로 향한다.
동이 트고 있는 것인지 조금씩 날이 밝아져 온다.
커피를 주문하고 대화는 계속된다.
무슨 이야기를 그리 오래한 것인지 점심 때가 다 되서야 카페문을 나왔다.
이상하게 피곤하지 않았다. 물론 약간 졸리긴 했다.
긴 시간동안 나눈 대화는 이곳에 올리긴 뭐해서 따로 쓰진 않는다.

결과론적으로 요약을 하자면
대화를 나웠던 그 분과 좀 더 서로에 대해 알게됐다는 것?
참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부모님댁에 가는 시간 내내 생각했다.

"오늘 난 일찍히 경험해보지 못했던 흥미로운 경험을 했구나"
"내가 너무 늦은 시간까지 그 분을 잡아둔건 아닐까? 그런 것이라면 참 미안한데 ㅎㅎ;;;"